국내 현대 미술을 이끌고 있는 젊은 화가 40인에 대한 순방.
홍보 멘트가 재미있다. "그림, 교양으로 읽고 마음으로 투자하라!"
이제는 그림도 하나의 재테크의 수단이 되어버렸다.
(뭐 예전부터 그랬긴 하지만, 요즘 세상은 모든 관심이 재테크에 빠지고 있는 것이 '세기말'증후군 같다.)
하여튼... 뭐 나야 돈이 있어서 무작정 가능성 있는 작품들을 사들일 수 도 없고
그렇다고 손재주가 있어서 직접 창작활동을 하기에도 어렵다.
대신 미술작품을 보고 느끼면서,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다.
(이게 미술서적을 보는 나의 목적이다.)
이 책은 스스로에게 비교적 문화적인 정보에는 가깝다고 자신했었는데,
얼마나 폐쇄적이었는지 알려주는 바로미터였다.
40명 중에 세명정도만 알고 있었다. (우울한 결과였다.)
물론.. 개인사정을 핑계로 시간을 내어 돌아보지 못한 것도 있고, 내 취향이 아닌 작가들도 있기는 하다.
교양인데, 내가 그 교양에 미치지 못해서가 우울한 것이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임에도 이정도로 모르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일까?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몇가지만 정리하고자 한다.
첫번째 인상은 '모든 성공한 사람은 "노력"을 한다.' 였다.
쌀을 한톨한톨 붙이거나(이동재)이나 향불로 한지에 촘촘하게 구멍을 내기도 하고(이길우) 청바지를 깁고,붙인다.(최소영)
소재의 특이함 보다는 그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고된 노동을 생각나게 한다.
(게으른 나는 그래서 예술가가 될 수 없다. )
두번째 인상. 아이디어는 무에서 나오지 않는다.
글씨로 뒤덮인 그림(유승호), X-선 필름에 그리기(한기창), 키네틱아트(최우람)
어쩌면 잠깐은 상상해보았을 생각인데, 누군가는 그걸 표현하는데 최선을 다했고, 누군가는 장난으로 넘겼다.
그리고 이종교배들 (동양화와 서양화의 혼성, 만화적 그림, 낯설게하기 - 비너스 아줌마.. )
세번째 인상. 추억
2002-3년쯤인가, 갤러리아 백화점 근처 화랑에서 최우람의 개인전이 있었던 게 기억난다.
그가 유명해지기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골목안에 있는 작은 전시장에는 달랑 최우람씨와 몇사람의 방문객들이 지나치고 있었고,
상당히 한산한 편이었다.
그당시에는 벌레처럼 생긴 기계들을 가지고 다양한 작업을 시도했었고, 만든 작품들을 팔기도 했다.
(고민하다가 결국 못샀다.)
"아, 그때 봤던 전시회의 주인공이구나."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사람이지만, 한번 봤었다는것 때문에 왠지 친밀감이 느껴졌다.
이 책은 책만으로 가치가 있는게 아니라,
책에 소개된 작가들중 마음이 끌리는 그림과 사람들을 찾아
그사람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때 그 가치를 더 발한다.
얼른 구름이가 커서, 같이 미술관이랑 전시회를 돌아 다니고 싶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